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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시겠습니까?– 영화 『어바웃 타임』

by lovelykkang07 2025. 4. 12.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시겠습니까?– 영화 『어바웃 타임』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시겠습니까?– 영화 『어바웃 타임』

시간을 거슬러 만나는 삶의 진심 – 줄거리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좋았던 순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거나,
후회가 남는 장면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영화 『어바웃 타임』은 이렇게 묻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당신은 삶을 완벽하게 살 수 있나요?"

이 영화의 주인공 팀 레이크는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습니다. 그의 집안 남자들은 모두 시간여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단,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고, 자신이 살았던 시간 속으로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팀은 처음엔 이 능력을 당황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곧 자신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가 가장 먼저 바꾸려 한 것은 ‘사랑’. 하지만 첫사랑은 시간여행으로도 이어지지 않았고, 이후 런던에서 메리라는 사랑스러운 여성을 만나게 되면서 그의 시간여행은 조금씩 다른 의미로 바뀌게 됩니다. 메리와의 첫 만남부터 연애, 결혼, 아이의 탄생까지. 팀은 때로는 긴장되는 순간을 지우고 다시 시도하고, 때로는 실수를 되돌리며 삶을 조금 더 '매끄럽게'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그의 여동생 키트캣이 삶의 방황 속에서 힘들어하고,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팀은 깨닫게 됩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도, 인생의 모든 고통을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결국 그는 가장 소중한 것을 바꾸기보단 그날 하루를 더 깊이 있게 살아내는 것,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진짜 삶의 의미라는 걸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는 시간여행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현재를 사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마법을 담고 있지만, 그 마법이 알려주는 건 너무나도 현실적인 진실입니다.

삶의 온도를 전달한 사람들 – 출연배우 이야기

『어바웃 타임』은 시끄럽지 않습니다. 대사 하나, 눈빛 하나, 짧은 침묵조차도 모두가 삶의 진심을 담고 있는 온도계처럼 느껴지죠. 이 영화를 진짜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어준 건 다름 아닌 배우들의 절제된 감정과 진심 어린 연기입니다. 그들은 거창한 드라마 없이도 우리에게 사랑과 이별, 일상과 인생에 대해 조용히 말을 겁니다.

도널 글리슨 (팀 레이크 역)
팀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시간여행이란 능력을 가진 남자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 능력을 '권력'처럼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누군가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중요한 순간을 더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 시간을 되감습니다. 도널 글리슨은 이 복합적인 감정을 과장 없이,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연기는 언제나 조금 느리고,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다가오는 힘이 있습니다. 첫사랑 앞에서의 서툰 눈빛, 메리에게 끌리는 순간의 떨림, 아버지를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 그리고 자식을 안고 있던 그 평온한 미소까지. 그의 모든 감정은 소리 없이 스며들지만, 오래 남습니다. 팀이라는 인물은 '시간여행자'이기 이전에, 사람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도널 글리슨은 그 점을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진정성으로 그려냈기에, 관객은 그와 함께 울고 웃고, 인생을 조금은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됩니다.

레이첼 맥아담스 (메리 역)
레이첼 맥아담스는 ‘사랑스러움’과 ‘현실감’을 동시에 담아내는 배우입니다. 그녀가 연기한 메리는 팀의 인생에서 '기적'처럼 등장하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메리는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합니다. 책을 좋아하고, 유머를 즐기고, 때로는 고집이 있고, 누군가를 믿고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그렇기에 관객은 메리를 단지 '주인공의 연인'이 아니라, 우리 삶 어딘가에 있을 법한 진짜 사람처럼 느끼게 됩니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메리의 감정선을 부드럽게 따라가며, 감정이 고조될 땐 절묘하게 힘을 빼고, 때로는 눈빛 하나로도 충분히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녀가 연기하는 메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해도’ 한 번쯤 만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매일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빌 나이 (팀의 아버지 역)
‘아버지’라는 단어는 이 영화에서 하나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그 세계를 감싸는 중심엔 빌 나이가 있습니다. 그가 연기한 팀의 아버지는 무거운 삶을 유쾌하게 바라보는 여유와, 인생의 슬픔을 조용히 견디는 따뜻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그 능력을 마치 차 한 잔처럼 소박하게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산책을 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하루를 가장 값지게 여깁니다. 빌 나이의 연기는 그 자체로 삶에 대한 철학입니다. 어떤 장면도 크지 않지만, 모든 장면이 울림을 남깁니다. 특히 아버지와 팀이 마지막으로 과거로 돌아가 함께 해변을 걷는 장면은, 말이 없어도 모든 감정이 전해지는 침묵의 마스터피스라 할 수 있죠. 그는 영화 내내 삶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삶을 ‘보여줍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어주죠.

서브 캐릭터들 – 일상의 퍼즐 조각들
『어바웃 타임』은 주연뿐 아니라 조연들의 연기에서도 섬세함과 진정성이 살아 숨쉽니다.

키트캣(리디아 윌슨): 팀의 여동생으로 자유롭고 충동적인 삶을 살지만, 인생의 벽에 부딪히며 흔들립니다. 그녀는 팀의 시간여행이 처음으로 '사랑을 넘어서 가족을 위해 쓰인 순간'을 보여주는 인물이며, 그 과정을 통해 영화는 삶의 균열을 고치는 진짜 의미를 담아냅니다.

팀의 어머니(린제이 던칸): 말은 적지만 강단 있는 존재. 조용한 단호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며, ‘가족을 지키는 기둥’ 같은 안정감을 줍니다.

해리(톰 홀랜더): 팀이 살게 된 집의 괴팍한 극작가. 그의 투박한 행동 뒤엔 깊은 외로움이 있고, 팀과의 관계는 이방인과 가족의 경계를 허무는 작은 장치로 작용합니다.

이들 모두는 주인공의 삶을 완성시키는 퍼즐 조각처럼 존재하며, 『어바웃 타임』이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어바웃 타임』은 배우들의 연기로 감정이 전해지는 영화입니다. 이들은 울지 않고도 슬픔을 전하고, 크게 웃지 않고도 사랑을 느끼게 하며, ‘일상이라는 이름의 명장면’을 하나하나 쌓아갑니다.

그리고 그 연기의 결은, 관객이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살아 있는 감정으로 되살아납니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삶을 바꾸는 건 능력이 아니라 태도 – 관전 포인트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지만, 그 초점은 어디까지나 '기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감정을 조작하거나 상황을 재편하는 데 관심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 무언가를 바꾸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믿음을 조용히 전하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아래와 같은 관점에서 다시 보았을 때, 우리 각자의 인생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씩 바꿔놓습니다.

1) 시간여행, 가장 현실적인 판타지의 재해석
보통의 시간여행 영화는 미래를 바꾸거나 과거의 실수를 되돌리는 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의 시간여행은
극적인 전환보다 소소한 장면들에 집중합니다. 지각한 프레젠테이션을 다시 하고, 좋은 데이트를 다시 구성하거나, 실수한 말 한마디를 바꿔보는 정도의 시도들이죠. 특히 영화 중반 이후부터 팀은 하루를 두 번 사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하루를 ‘일반적으로 한 번’ 살고, 같은 하루를 ‘여유와 사랑의 눈으로 다시’ 살아보는 것. 그 두 번째 하루는 사실, 같은 장면들인데 전혀 다른 감정으로 채워집니다. 같은 사람, 같은 상황인데도 내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은 전혀 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죠. 결국 이 영화는 말합니다. “시간을 돌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내는 것”이라고요.

2) 가족, 사랑, 관계에 대한 섬세한 통찰
이 영화는 겉으론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핵심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팀과 아버지의 관계는 영화의 중심 정서이며, 그들의 대화와 마지막 이별은 단순한 눈물 이상의 울림을 줍니다. 아버지는 죽기 전 팀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시간을 두 번 살아라. 한 번은 그대로 지나가고, 두 번째는 천천히, 마음으로 음미하면서 살아라." 이 말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얼마나 의미 없이 흘려보내고 있는지 조용히 돌아보게 만듭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사랑할 수 있는 찰나들이 숨어 있고, 그 순간들을 귀하게 여길 때 비로소 삶이 ‘채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죠. 또한, 여동생 키트캣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시간여행으로 사건을 되돌리는 장면은 단지 시간의 조작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관계의 복원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실패도, 고통도, 누군가의 손길과 이해가 있다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합니다.

 3)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진리
『어바웃 타임』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순간들을 가장 가치 있는 이야기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는 눈물 나는 이별 장면도, 큰 갈등이나 화려한 반전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그 안에 우리 모두의 삶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죠. 커피숍에서 만난 사람과의 대화 아이를 재우기 전 읽어주는 동화책 가족과 나누는 조용한 저녁 식사 지하철 안에서 나누는 미소 이 모든 장면이 영화 속에 아주 조용히, 하지만 따뜻하게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팀은, 이 작은 장면들이야말로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이렇게 말하죠. "나는 이제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매일을 마치 인생에서 두 번 살아보는 날처럼 산다." 이 문장은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철학을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으며, 관객의 삶에도 작지만 선명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어떤 하루를 사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하루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라는 사실.

관객이 아닌 삶의 여행자로 만드는 영화 :  『어바웃 타임』은 관객에게 결정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당신은 지금, 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나요?” 그리고 그 질문은 단순히 감동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 스스로의 삶을 조용히 돌아보게 만듭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오늘을 조금 더 따뜻하게, 천천히 살아가는 건 우리 모두가 당장 할 수 있는 실천이라는 것. 이 영화는 그걸 잊지 않게 해주는 가장 현실적인 판타지이자, 마음 깊이 남는 인생 수업입니다.